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라이언 일병 구하기>(1998)는 몇가지 점을 상기해 가면서 보면 재미가 있는 영화다. 먼저 스티븐 스필버그와 톰 행크스가 감독과 배우로서 처음으로 손발을 맟추었다는 점이다.

이후 스티븐과 톰의 공동작품은, 그 이전부터 시작된 맥 라이언의 1인 3역이 빛났던 <볼케이노>(1990)를 포함해, 10부작 TV 시리즈로 만든 전쟁 영화 <밴드 오브 브라더스>(2001), 달콤한 모험으로 가득찬 <캐치 미 이프 유 캔>(2002)과 부드럽고 섬세한 코미디 <터미널>(2004)로 이어졌다.

다음으로 <라이언 일병 구하기>는 스티븐 스필버그가 <쉰들러 리스트>(1993)의 성공에 고무되어 조국에 무엇인가 봉헌하겠다는 꿍꿍이 속으로 만든 작품이라는 점이다. 

그의 이런 기특한 노력에 <쉰들러 리스트>에 이어 두번째 아카데미 감독상을 스티븐에게 안겨주면서 제71회 아카데미에서 5개 부문(감독상, 촬영상, 음향상, 편집상, 음향효과상)을 몰아주며 화답한 것은 물론이다.

이 영화 곳곳에는 그의 그런 강박관념이 드러난다. 이 영화의 시작과 끝에는 눈물젖은 성조기가 펄럭이고, 장렬하게 산화해 간 영웅의 기상에 기대 애국심과 희생 정신을 장엄하게 (3시간 10분 동안이나!) 나열해 간다.


무엇보다 이 영화가 실화라는 사실은 모든 미국인들에게는 너무나도 감동적인 스토리로 가슴에 남는다. 라이언 일병의 모델은 프레드릭 닐랜드(Frederick Niland) 형제로 노르망디상륙작전을 전후해서 3명의 형제가 전사했고, 막내만이 살아 남았다.

마지막으로 이 영화의 전쟁 씬 이야기이다. 거의 모든 비평가들이 이 영화의 충격적이고도 리얼한 전투 장면에 대하여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영화 도입부의 오마하 해변 상륙 작전이 펼쳐지는 25분과 끝부분의 치열한 전투씬은 가히 압권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한국 영화사상 최단기록인 단 39일만에 천만 관객을 동원한 강제규 감독의 <태극기 휘날리며>(2003)의 전투씬이 훨씬 현장감이 살아 있다고 생각한다.

두 영화는 공교롭게도 각각의 국기를 펄럭이었으나, 라이언은 숭고한 조국애를, 진태는 진한 형제애를 노래했다.

그러나 <태극기 휘날리며>는 아시아 영화(물론 5년뒤의 영화임을 감안해야 한다)고 <라이언 일병 구하기>는 할리우드 영화라는 이유로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 볼 일이다. 두 영화의 전쟁씬을 비교해 가면서 보면 재미있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을 것이다.

사족으로 ‘지옥과 같은 전쟁으로부터 어떻게 인간의 고귀한 정신을 보여줄 수 있을까’라는 주제에 매료되었다는 감독의 변에 대해서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 밀러 대위(톰 행크스) 일행 8명이 라이언 일병을 구하러 가는 것이 고귀한 정신인가 하는 문제이다.

한 생명을 구하기 위하여 또 다른 생명을 희생하는 것이 지극히 미국적인 사고방식인지도 모르겠다. 혹자는 라이언 일병을 미국사회가 꼭 지켜내야 하는 가치, 휴머니즘 구하기로 확대해석하기도 한다. 과연 그럴까...

아무튼 노르망디와 비슷한 황금 모래와 바람이 몰아치는 아일랜드 해변가에서 촬영한 이 영화는 스티븐의 욕심만큼이나 관객들을 휘어잡는 괴력이 넘치는 영화다.

제목
라이언 일병 구하기 Saving Private Ryan, 1998(평점 8.0)
장르 전쟁, 액션, 드라마 | 미국 | 170 분 | 개봉 1998.09.12 | 15세관람가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배우 톰 행크스(존 밀러 대위), 에드워드 번즈(Pvt. 리처드 라이번), 톰 시즈모어(Sgt. 마이클 호바스), 맷 데이먼(Pvt. 제임스 라이언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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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팔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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