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번째 포스팅의 주인공으로 비비안 리(Vivien Leigh)를 낙점했는데, 이유는 이외로 간단하다. 그녀가 바로 팔러스 블로그의 대표작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1951)에 나왔던 배우이기 때문이다.
물론 비비안 리는 영화사에 길이 남을 대작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1939)의 스칼렛 오하라의 동의어로 통하지만, 나는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에서의 그녀가 더 좋았다.
비비안 리는 인도에서 주식상을 하던 프랑스계 영국인 아버지를 둔 덕에 1913년 11월 5일 차밭으로 유명한 인도 웨스트 벵갈 다르질링(Darjeeling)에서 태어났고 비비안 메리 하틀리(Vivian Mary Hartley)을 가졌다.
그녀는 5세 때 영국으로 귀국하여 아버지를 따라 로마와 파리 등에서 유학했고, 파리 꼬메디 프랑세즈에서 연극을 배우고 런던 왕립연극학교에서 본격적인 연기수업을 받았고, 몇몇 영국 영화들에 단역으로 출연하며 스타의 꿈을 키웠다.
비비안 리는 19세때 변호사 하버트 홀멈과 결혼하여 다음해 딸 스잔을 낳았으나, 23세 때 그 유명한 로렌스 올리비에와 <영광의 결전 Fire Over England>(1937)라는 영화를 함께 찍게 되면서 그녀의 인생은 달라지게 시작했다.
"애수"에 출연한 미의 클래식, 비비안 리.
오손 웰즈와도 같이 비비안 리의 할리우드 주연 데뷔는 신화가 되었고, 캐스팅 에피소드는 한편의 동화였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스칼렛 오하라 역을 찾기 위해 제작자 데이비드 O. 셀즈닉이 2년 반 동안 5만 달러를 쏟아 부었다.
셀즈닉은 당대 제일가는 여배우들인 노마 셔러, 베트 데이비스, 캐서린 헵번 등은 물론 떠오르는 샛별들인 진 아서, 수잔 헤이워드, 폴레트 고다드 등을 테스트하고도 스칼렛 오하라 역에 완벽하게 들어맞는 여배우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었다.
바로 이때 연인 로렌스 올리비에를 만나기 위해 뉴욕을 방문중이었던 리를 소개받은 셀즈닉은 스크린 테스트를 제안하고 그녀의 신체적 특징이 스칼렛에 딱 맞아떨어진다고 생각한 그는 비비안 리를 스칼렛 오하라 역으로 낙점했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리의 클래식한 아름다움과 예전배우에게서 찾아보기 힘들었던 강인하고 열정적인 연기는 무명의 스타에게 스칼렛 오하라를 맡길 수 없다는 염려를 순식간에 잠재웠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비비안 리.
작고(키가 161cm 였다!) 가는 몸매를 가진 리는 갈색머리에 청록색으로 반짝이는 큰 눈과 뾰족하고 오똑한 코로 스칼렛 오하라가 그녀 자체임을 완벽하게 보여주었다.
제12회 아카데미와 제5회 뉴욕 비평가협회는 할리우드에 첫 모습을 드러낸 무명의 스타 비비안 리에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바쳤고, 그녀는 다음해 <애수>(1940)로 그녀의 연기가 결코 우연의 힘이 아님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리는 1940년 첫 번째 아내 질 에스먼드와 헤어진 로렌스 올리비에와 결혼했다. 이들 부부는 <영과의 결전>과 <해밀턴 부인>(1941) 등의 영화에서 스크린 상의 연인으로 출연하였고, 연극에서는 더 자주 연인으로 무대에 올랐다.
이후 그녀의 눈부신 연기를 단 9편의 영화에서만 볼 수 있다는 것은 가슴 아픈 일이다. <시저와 클레오파트라 Caesar and Cleoptra>(1945), <안나카레리나 Anna Karenina>(1948),
말론 브란도와 함께 한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그리고 말론 브란도와 함께 출연한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1951) 라는 영화로 두번째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은 그녀는 <바보들의 배>(1965)를 마직막 작품으로 하여 마침표를 찍었다.
리는 로렌스 올리비에와의 결혼을 20여년간 순탄하게 이어갔지만, 육체적으로 결핵에 걸렸을 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조울증으로 고통을 받았다.
촬영장에서도 함께 일하기 힘든 배우라는 평과 함께 극심한 감정의 굴곡은 결혼생활에도 먹구름을 드리워 1960년 이혼하게 된다. 그녀는 1967년 7월 8일 결핵으로 런던에서 쓸쓸하게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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