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러스 영화리뷰/어른의 전쟁놀이 2009/01/24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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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벽대전 2: 최후의 결전, 소교를 조조에게 보낸 이유
적벽대전 2: 최후의 결전을 보고싶은 마음은 별로 없었다. 전편의 실망감이 아직도 강하게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가장 긴 예고편이라고 불리웠던 적벽대전1은 느슨한 내러티브 전개로 상영시간 늘리기를 한 흔적을 지우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 적벽대전 2: 최후의 결전은 전편 보다 볼거리에서나 플롯에서나 진일보했다. 오우삼 감독은 유비와 제갈량 보다는 조조에게, 조조보다는 주유에게 더 애착을 보여 줬다.
오우삼은 나관중의 삼국지연의를 첨삭하여 저 역사속 영웅들의 캐릭터를 새롭게 구축했다. 이러한 것은 영화감독에게 주어진 정당한 권한이라고 보아진다. 감독 또한 역사를 음미할 수 있고, 재창조할 수 있는 일정의 지위를 획득하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역사가들보다 예술가들이 역사를 바라보는 시각이 더 객관적일 수가 있음을 부인할 수는 없다.
삼국지연의 "적벽대전"편에 등장하는 대표적인 캐릭터 봉추 방통을 빼고 주유의 아내 소교와 손권의 여동생 손상향을 적벽대전의 주도적인 인물로 설정했다. 이 영화에서는 방통의 연환계에 의한 화공을, 소교와 손상향에 의한 스파이 전략으로 대체했다.
이는 기존 삼국지의 신비적인 이미지를 확 뺀 것으로, 이는 리얼리즘에 가까운 낭만주의적인 감성으로 역사에 접근한 것으로 이해된다. 이러한 오우삼식 역사 재해석의 최대 희생자는 제갈량이 아니었다 싶다. 나관중이 거의 신적으로 그렸던 제갈량의 캐릭터를 이 영화에서는 찾아 볼 수 없다.
스토리의 첨삭은 더욱 눈부실 정도이다. 삼국지연의에서 신비주의의 극치는 동남풍을 불러오기 위해 제갈량이 칠성대에서 제의를 지내는 장면이다. 오우삼은 이런 장면 대신에, 손샹향이 적진에 첩자로 뛰어들고, 소교가 조조의 공격을 늦추기 위하여 홀홀단신으로 조조에게 찾아 간다.
이러한 플롯의 재구성은 매우 탁월하여 관객들로 하여금 적벽대전이 시작되고 끝날 때까지 소교의 안위를 걱정하며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만들었다. 과연 소교는 조조에게 몸을 바치기라도 하는 것일까, 호기심을 자극하게 만든다(물론 이러한 설정은 정사에도 삼국지연의에도 없다)
그러나 감독의 삼국지에 대한 비틀기가 도가 지나쳐 역효과를 불러 오기도 한다.
가령, 삼국지연의에서는 적벽대전에서 패하고 조조가 화용도에서 맞닥뜨린 관우에게 목숨을 구걸하자 산과도 같은 의를 저버릴 수 없어 관우가 조조를 살려주는 장면이 있다.
오우삼은 관우의 자비를 주유에게 베풀도록 선심을 쓰기도 한다. 나관중이 촉한정통론자였다면, 오우삼은 그 무거운 역사의식을 후대에게까지 물려준다는 것은 너무 가혹한 것이라고 생각했을까. 중국을 명분에서 자유로운 세계로 인도하고 싶었는지 모른다.
어째튼 설 연휴에 <적벽대전 2: 최후의 결전>은 한번쯤 봐줄만 영화임에는 틀림없다. 화공에 의해 조조의 수많은 배들이 불바다에 잠기는 장면은 장엄하고, 조조와 주유가 대결하는 장면들은 희화적이긴 화지만 명절 분위기에 맞게 떠들썩하기 때문이다.
장르 전쟁, 액션 | 중국 | 141 분 | 개봉 2009.01.22 | 15세 관람가
감독 오우삼
배우 양조위(손권의 책사, 주유), 금성무(유비의 책사, 제갈량), 장풍의(조조), 장첸(손권), 조미(손권의 여동생, 손상향 역), 후쥔(조자룡), 나카무라 시도(감녕), 린즈링(주유의 아내 소교), 우용 유비 역, 후용 노숙 역, 동대위 손숙제 역, 송지아 송가 려희 역, 손순, 장정초 손책의 아내 대교 역, 강동 이통 역, 구세훈 화타 역, 파삼찰포 관우 역, 장금생 장비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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