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숏버스>를 보기 위해서는 예상치 못한 많은 것들을 감수해야 한다. 영화는 첫 장면부터 당혹스럽다. 욕조에서 몸을 담군 한 남자의 고추를 선명하게 클로업 되며 노란 오줌이 물속으로 번지는 장면도 놓치지 않는다. 이윽고 그 남자는 곡예를 하듯 자신의 발기된 성기를 빤다. 

이 첫 장면부터 넘기지 못하고 영화 보기를 포기하는 사람들도 많았으리라. 그리고 화면은 질척한 SM과 다른 커플의 격렬한 체위의 실제 섹스신으로 가득 채우지고, 자위를 하던 남자의 정액이 스크린을 얼룩지게 한다. 마치 포르노와도 같이.

<숏버스>는 911 사태 이후, 뉴욕의 '숏버스'라는 언더그라운드 살롱을 중심으로 오르가즘을 느끼지 못하는 여자들, 성적 정체성이 혼란스러운 게이들과 레즈비언 등 주로 성적 고민들로 충만한 사람들이 정기적으로 모여 그룹섹스와 공연등을 한다는 이야기를 그렸다. 이 영화를 만든 존 카메론 밋첼 감독은 부시 재선으로 상당히 열을 받았고, 그러한 불만들은 이 영화를 통해 발산된다. 

<숏버스>의 여자 주인공 소피아는 섹스 치료사(영화에서 그녀는 직업을 관계상담사라고 강조하지만)이면서도 정작 자신은 성교 때 오르가즘을 느끼지 못하는 불감증의 여인이다. 소피아 역은 중국계 캐나다인인 숙인 리(Sook-Yin Lee)가 맡았는데, 이 영화에서 실제 섹스로 과감한 노출신들을 보여줬다. 그녀는 오랫동안 음악 프로그램 VJ로도 활동한 뮤지션 출신으로 존 카메론 미첼 감독의 전작 <헤드윅>에서도 광이 역을 맡았었다.

     <숏버스>는 한 여자의 오르가즘을 도시전체의 정전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중요하게 다룬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게이 커플 제임스와 제이미, 그리고 미소년 이렇게 셋이서 벌이는 남자들간의 쓰리썸은 단연 이 영화의 압권이다. 남자 셋이 서로를 빨아주는 장면은 유독 느리게 진행되고 클로즈업된다. 거기다 한 놈은 항문을 핥으며 미국 국가를 부르기까지 한다. 이 얼마나 아슬아슬한 일인가. 만약 충무로에서 이런 영화를 만든다면 그 감독은 제대로 살아 남을 수 있을까.

급기야 감독은 게이가 되어 버린 전직 뉴욕시장도 등장시킨다. 이 할아버지에겐 쓰리썸을 즐기던 미소년을 부쳐준다. 할아버지와 미소년의 키스씬은 동물적이다. 이 영화에는 성과 관련한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나온다. 생리혈로 분장하고 싶은 게이와 외로운 클리토리스에게 힘을 주기 위하여 치골미골근 운동을 열심히 하는 레즈비언, 케겔운동을 한답시고 끊어서 오줌누는 소리, 포르노 화면을 그대로 삽입한 듯한 그룹섹스 파티 장면들이 넘쳐난다.

인간이 이토록 섹스에 집착하는 이유가 뭘까. 에로티시즘에 열광하는 광기의 실체는 무엇인가. 절정에 치닫는 여성의 얼굴을 보고 발기되는 욕망의 진실은 과연 어디를 향하고 있는 것일까. 소피아가 바닷가에서 자위를 하며 절정으로 치달을 때, 뉴욕시는 돌연 정전이 돼 버린다. 에로티시즘의 극한은 모든 것이 사라져 버리는 무의 세계인가.

자위행위를 위하여 도구를 발명할 만큼 인간의 성적 욕망은 비융화와 광기의 목표물이다. "숏버스"에 모여 난교파티를 하면 소통이 되는 것일까. 오르가즘이 지나간 자리에는 사정 후에 흐느끼는 게이와 레즈비언의 의식처럼 전적으로 무이고 혼돈스러운 것인가. 나의 정신은 <숏버스>를 제대로 이해할 만큼 성숙하지 못했으며, 그것을 수용할 것만큼 명료하지 못하다. 감독은 동성애 혁명 없이 성 혁명 없다고 말하는 듯 하나, 나는 여전히 혼미할 따름이다.

영화속 대사처럼 70% 여성들이 오르가즘을 느끼지 못한다면, 70% 남성들은 별 볼일 없는 수컷이 된다.

제목
숏버스 Shortbus, 2006(평점 5.5)
장르 드라마 | 미국 | 성인영화 | 100 분 | 개봉 2007.05.10 | 국내 제한상영가
감독 존 카메론 밋첼
배우 숙인 리(소피아), 폴 도슨(제임스), 린지 비미시(세브린), PJ 드보이(제이미), 요론다 로스(포스터스), 제이 브래넌(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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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팔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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