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성(性)에 대하여 이제는 많이 안다고 생각할 때가 많다. 그러나 우리가 막연히 아는 성과 실제의 성 사이에 많은 괴리가 있다는 것을 발견할 땐 스스로 놀라곤 한다. 영화 <라이 위드 미>를 보았을 때도 그런 느낌이었다.

<라이 위드 미>는 에로틱 영화의 고전 명작인 <차타레 부인의 사랑>이나 장정일의 <거짓말>, <노스 컨츄리>처럼 베스트셀러가 된 타마라 페이스 버거의 동명 원작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자유분망하고 욕망에 충실했지만 섹스를 넘어선 사랑을 몰랐던 한 여자 "레일라"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가 보는 곳에서 섹스를 하고 싶었어. 그와 다섯 남자가 내 옆에서 숨쉬고, 날 만지고, 웃고, 나의 젖꼭지를 물어. 나는 그가 보는 곳에서 그 남자들과 모두 섹스를 하고 싶었어." 레일라는 섹스를 알고 남자를 알았던 여자였다.

이 영화가 제10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공개되었을 때, 남여 배우들의 성기 노출베드신, 그리고 그룹 정사신 등의 파격적인 내용으로 논란과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전회가 매진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포스트 카피처럼 <라이 위드 미>는 <나인 하프 위크><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테이프>의 맥을 잇는 에로틱한 러브 스토리이자,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의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까트린느 브레이야 감독의 <지옥의 체험>과 같은 유럽식 에로틱 영화계열의 걸작에서나 볼 수 있는 적나라한 묘사와 성적인 에너지가 담겨있는 노골적이고 본능에 충실한 영화이다.

<라이 위드 미>는 섹스에만 익숙했던 '레일라'라는 여자가 어떻게 사랑을 받아들이고 만들어가는지에 대한 에로티시즘적인 여성보고서라 할 만하다.

레일라는 낯선 남자와의 자극적인 섹스를 통하여 삶의 허기를 채워간다. 그녀는 에로틱한 클럽에서 춤 추기를 좋아하고 원 나잇 스탠드를 즐긴다. 그러나 그녀는 "관통하는 오르가즘"을 느낄 수 없다는 사실을 섹스 후에 늘 느낀다. 그녀의 말대로 "절정을 느낀 후에도 뭔가 채내에 지꺼기가 남아 있는 듯한 불쾌감"을 그녀는 지울 수가 없다. 오르가즘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그녀는 좋아하는 것이다.

그녀는 공허를 이겨내기 위해 낯선 남자를 몰아붙이 듯 섹스를 하기도 하고, 찬물로 몸을 식히며 포르노 테이프를 보다가 흥분할 수 없어 짜증을 내기도 하는 그녀는 섹스에 걸신들린 듯한 여자처럼 묘사되기도 한다. 레일라가 포르노를 보며 자위하는 이 영화의 첫 장면은 충격적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러던 어느 날, 레일라는 클럽에서 데이비드를 만난다. 그를 보자 마자 그녀는 데이비를 유혹한다. 남자를 다루는데 익숙한 그녀는 데이비드가 애인과 함께 훔쳐보고 있다느 것을 알고 노상에서 다른 남자를 유혹하여 섹스를 즐긴다. 이 장면은 그 자극성이 지독했던 것 같다.

그 뒤 레일라와 데이비드는 사랑에 빠진다. 이후 영화는 노골적인 정사신과 과감한 성적 묘사, 그리고 성적인 판타지로 넘쳐난다. 이 영화에는  세 남자의 성기가 그대로 노출될 뿐만 아니라 로렌 리 스미스의 황금빛 음모도 노출되는데, 아마 다른 영화 같았으면 외설스런 영화가 되었을 것이다.

그러함에도 이 영화는 유럽의 고풍스런 소도시를 옮겨 놓은 듯한 캐나다 토론토의 아름다운 풍경들을 배경으로 한 오렌지 톤의 따뜻한 조명으로 채색한 탐미적인 영상과 화려한 연출은 <라이 위드 미>를 여느 삼류 성인영화와는 구별짓게 한다.

이 영화는 여성의 세밀한 내면을 그렸을 뿐만 아니라 숫컷에 대한 보고서이기도 한다. 데이비드는 클럽에서 다른 남자들에 둘러쌓여 에로틱한 춤을 춘 레일라를 그냥 놔 두지 않는다. 여느 때와 같이 레일라가 데이비드의 바지춤을 내리며 오럴섹스를 해 주려 하자 데이비드는 그녀에게 묻는다. "한 남자는 네 뒤에서 넣고 하고 한 남자는 네 입에다 넣고 한 적 있어?"

사용자 삽입 이미지

레일라는 아무생각 없이 그 물음에 "응"이라고 대답한다. 그 순간, 데이비드는 "너는 걸레야"라며 집에서 그녀를 사정없이 쫓아 낸다. 비로소 그들의 로맨틱한 격정적인 섹스도 지루한 일상이 되어 버린 것이다. 그리고 둘 사이에는 긴 이별이 가로 놓인다. 그들의 사랑도 결국 진부함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이 영화를 보면서 레일라 역을 맡은 로렌 리 스미스와 데이비드 역을 맡은 에릭 발포라는 배우가 참 용기있는 대단한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실제 정사신을 방불케하는 전위적인 베드신만을 두고 하는 말은 아니다. 진작 두배우에 대하여 놀란 점은 로렌 리 스미스의 가슴은 흡사 성숙되기 이전의 아이 가슴처럼 작았고, 에릭 발포의 남성 또한 너무나 가늘고 작았다.

에릭 발포의 섹시하고 탐스러운 엉덩이선과 데이비드 아버지의 주름진 성기와 묘한 대비를 이루며, 영화는 세월의 흐름을 보여준다. 그 둘에게도 섹스는 이제 편안한 일상의 소품쯤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는 것을 암시라도 하는 듯이.

감독과 배우에 대하여
<루드>, <러브 컴 다운>, <주니어 브라운의 행성> 등을 만든 CF 감독 출신의 클레망 비고 감독은 자메이카 출생으로 열두 살에 캐나다로 이주했다. 단편 <작은 물건, 살찐 엉덩이 탕>(1991년)를 시작으로 <잃어버린 나의 흑인영혼을 지켜라>(1993), <와이어>(TV시리즈), 장편 데뷔작 <루드>(1995), <브라운 주니어의 세상>(1997), <사랑의 몰락>(2000) 등을 연출했다.

로렌 리 스미는 1980년 캐나다 뱅쿠버 태생으로 TV 시리즈 <2gather>(2000년), 제임스 카메론의 인기 TV 시리즈 <다크 엔젤>, 첫 스크린 장편 영화 <라이 위드 미>, 레즈비언의 사랑을 다룬 TV 시리즈 <엘 워드>, <패솔로지> 등에 출연했다. 로렌 리 스미스 소개글 보기

에릭 발포는 <웨스트 윙>, <텍사스 전기톱 연쇄살인 사건>, <식스 핏 언더> 등에 출연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제목 라이 위드 미 Lie With Me
장르 드라마, 성인 영화 |캐나다 |92 분 |2006. 5.12 | 18세 관람가
감독 클레민트 비고
배우 로렌 리 스미스(레일라), 에릭 벌포(데이빗)
등급 국내 제한상영가 -> 18세 관람가


Posted by 팔러스
이전버튼 1 ... 24 25 26 27 28 29 30 31 32 ... 668 이전버튼

최근에 받은 트랙백

글 보관함

달력

 «  » 2010.08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