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대 기호학자 로버트 랭던(톰 행크스)은  강연을 위해 파리에 체류하다 깊은 밤 파리 경찰청 파슈 국장(장 르노)으로부터 호출을 받는다.

루브르 박물관의 수석 큐레이터 자크 소니에르가 루브르 박물관 내에서 살해당했는데, 바로 유력한 용의자가 랭던이라는 것.

자크 소니에르의 몸에는 여러 암호들이 그으져 있고, 그중 ‘P.S. 로버트 랭던을 찾아라’는 암호가 랭던은 용의자로 몰린다.

루브르 박물관의 살해 현장에 자크의 손녀이자 기호학자인 소피 느뷔(오드리 토투)가 나타나 랭던을 탈출시키며 자크가 남긴 불가사의한 수수께끼를 풀어 간다는 것이 영화 <다빈치 코드>의 줄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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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작품 ‘최후의 만찬’에 성배가 그려지지 않았다는 주장을 하면서 성배의 또 다른 비밀을 풀어나간 댄 브라운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소설을 원작으로 한 소설은 좀체로 원작의 감동을 뛰어 넘기 힘든 법이다. 트레이시 슈발리에의 소설을 영화화한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는 그래도 스칼렛 요한슨의 매력적인 열연으로 그런대로 볼만 했다(스칼렛은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로 2004 BAFTA(영국 아카데미)에서 20살이라는 어린 나이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소설 <다빈치 코드>를 읽지 않고 영화를 보건 그나마 다행이 아닌가 한다. 소설을 읽고 영화를 보았다면 얼마나 지루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예수'가 신이냐 인간이냐의 문제를 다룬 소설이 <다빈치 코드>라면(읽지 않고서 말한다는 것이 좀 그렇지만), 비크리스챤들에게는 흥미롭지 않은 소재임에는 분명하다. 신이면 어떻고 인간이면 어떻단 말인냐....

그리고 그 재미없는 주장에 대한 싸움을 오푸스 데이[각주:1]와 시온 수도회[각주:2]를 내세워 전개하니 얼마나 따분한가.

무릇 미스테리 혹은 스릴러 물은 실마리의 소재가 일견 보편적으로 해결을 강하고 요구될 때, 서스팬스의 강도를 자연스럽게 높혀갈 수 있다.

영화 <다빈치 코드>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그림 한장으로부터 시작한다. 거기에 성배가 없다느니, 그 그림에서 (일반적으로 요한으로 알려진) 인물이 여자라느니, 예수의 옆 공간에 'M'자를 상정할 수 있으므로 뭐 자궁을 상징한다느니 따위의 그럴듯한 주장은 그 실마리가 풀린다고 한들 보편적인 강한 끌림은 생길 수가 없는 것이 아닌가(적어도 동양인이 나에겐 그게 그렇게 큰 비밀로 다가오지 않는다)

그 비밀을 풀어가는 걸 보는 것이 이 영화의 감상법이니만큼 그것을 비밀로 생각지 않는 사람에겐 얼마나 우스운 일이 될 것인가.

물론 지극히 관념적인 성향이 강한 사람이거나 종교적이어서 꼭 비밀을 알아야 겠다는 사람들은 이 영화가 제법 재미가 있을 수도 있겠다.

왜냐하면 이 영화에는 자크 소니에르의 시신에 그려진 펜타그램과 애너그램(철자를 바꿔 본래의 뜻을 암호화해서 전달하는 방법)을 풀어가는 소소한 장치들을 해 놓긴 했으므로 그럴듯한 해석에 공감을 표할 수도 있다.

기호학이라는 것이 철저한 실재론자들에게는 어찌보면 유치한 말장난으로 밖에 치부될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영화는 그런 점에서는 실패작이라고 볼 수 있다. 영화의 전개도 미스테리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을 정도로 지나치게 밋밋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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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 3천만 달러(우리 돈으로 약 1천3백억원)를 들였다고 하는데, 루브르 박물관이나 빌레트 성, 템플 교회, 링컨 성당, 웨스트민스터 사원, 지중해 몰타 섬을 얼핏설핏 보여준거 외에는 돈칠한 흔적은 거의 안 보였는데, 그 많은 돈을 어디다 쏟아 부었는지도 미심쩍다.

톰 행크스와 오드리 토투의 연기마저도 그만 시나리오에 묻혀 빛을 바랜 느낌이다. 만약 당신이 신적인데 관심이 있고, 풀려도 그만 안풀려도 그만인 퍼즐을 풀어가는 순수한 지적 즐거움을 탐닉하고 싶다면 이 영화를 추천한다.

영화정보
제목 다비친 코드(The Da Vinci Code)
감독 론 하워드
배우 톰 행크스(로버트 랭던), 오드리 토투(소피 느뵈), 장 르노(브쥐 파슈), 이안 맥켈런(티빙 경), 알프레드 몰리나(오푸스데이 수장), 폴 베타니(사일러스)
제작 존 칼레이
원작 댄 브라운
각본 아키바 골즈만
촬영 살바토레 토티노
음악 한스 짐머, 마그네 푸르홀멘
미술 앨런 캐머론, 리차드 로버츠
제작 이매진 엔터테인먼트
배급 소니픽쳐스 릴리징 코리아(주)
개봉 2006. 5. 18(147분)

  1. 오푸스 데이 Opus Dei 에스파니아 신부 호세 마리아 에스크리바(Jose Maria Escriva)가 1928년 창설한 종교단체. 라틴어로 '하나님의 사업', '신의 사역'을 뜻하는 오푸스 데이는 로마 교황청이 승인한 자치단체로, 1982년 교황청의 유일한 성직자 자치단체로 인정받았으며 세계로 진출, 현재 60개국 이상에서 활동하고 있다. [본문으로]
  2. 시온 수도회 Priory of Sion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을 지닌 비밀결사. 막강한 배후 세력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중세시대 템플 기사단(Temple Knights)을 창설했다.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한 아이작 뉴턴 경, 보티첼리, 레오나르도 다 빈치를 비롯, 최근에는 대문호 빅토르 위고, 영화 제작자 장 콕토도 시온 수도회의 그랜드 마스터(수장)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본문으로]
Posted by 팔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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