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후의 세계는 어떨까? 사후의 세계가 존재한다면 천국과 지옥의 모습은 또 어떨까. 가보지 않았으니 어떤 곳인지 누구라도 장담할 수는 없다. 그러나 영화감독들은 적어도 천국을 창조할 수 있는 자유를 누릴 수 있다.

피터 잭슨은 <러블리 본즈>(2009)에서 제작비 1억불로 이승과 저승사이의 중간계(‘in-between’)를 창조했다. 중간계란 죽음 후 영혼이 저승으로 가지 못하고 떠도는 곳이다. 영화에서는 14살의 어린 소녀 샐몬이 이웃에 사는 연쇄살인범 조지 하비에 의해 무참히 살해당한 후 중간계를 떠돌고 있다. 사랑하는 가족과 연쇄살인범을 내려다 보며.

<반지의 제왕> 시리즈와 <킹콩>에서 판타지와 화려한 CG의 내공을 쌓았던 피터 잭슨은 중간계를 천국에 가까운 금빛 물결로 채색한다. 앨리스 시볼드의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을 각색한 이 영화는, 그러나 스릴러 물이라기보다는 판타지에 더 충실하다.


수지 샐몬의 가족들이 범인을 잡기 위해 온 힘을 다하고 있을 때, 바라만 봐야 하는 수지 새먼의 심리 상태가 CG로 출렁인다. 수지의 마음 상태에 따라 중간계는 금빛물결 출렁이는 천국을 닮아가다 검은 물결이 넘실대는 이승의 형태를 띠기도 한다.

이 어리고 불쌍하며 귀여운 소녀 수지 샐몬 역은 <어톤먼트>(2007)의 시얼샤 로넌(1994년생)이 맡아 가족 잃은, 세상으로부터 버림받은 소녀의 영혼을 잘 연기했다.

아빠 역은 <부기 나이트>, <더블 타켓>, <해프닝>마크 월버그가 맡아 딸 잃은 애끓는 부정을 연기했고, <나의 특별한 사랑 이야기>(2007)의 레이첼 웨이즈가 수지 엄마 역을,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스탠리 투치가 연쇄살인범 역을 맡았다.

<러블리 본즈>는 스릴러물로서는 밋밋하기 그지 없으나 중간계를 그린 판타지물로서는 들인 돈이 있는 만큼 볼거리가 제법 있다. 그리고 감독이 CG를 통해 말하고자 했던 운명이 직조하는 비애의 속삭임과 진혼곡은 잘 들리지 않는다. 하여 영화에서 천국은 멀게 느껴진다.

제목 러블리 본즈The Lovely Bones, 2009
장르 판타지, 스릴러 | 미국, 영국, 뉴질랜드 | 135 분 | 개봉 2010.02.25 | 15세 관람가
감독 피터 잭슨, 제작자 스티븐 스필버그 
배우 마크 월버그(잭 샐몬), 레이첼 웨이즈(에비게일 샐몬), 시얼샤 로넌(수지 샐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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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팔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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