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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러들은 어떤 삶을 살까. 우리나라에는 킬러들이 별로 없겠지만, 외국에는 킬러들이 많을까. <킬러들의 도시>(2008)는 킬러들에 대한 선입견을 지우는 영화이다.

<킬러들의 도시>는 대주교를 암살한 킬러 레이(콜린 파렐)와 켄(브렌단 글리슨)이 보스 해리(랄프 파인즈)의 지시로 벨기에의 관광도시 브리주로 잠수하면서 벌어지는 사단을 그렸다. 브리주는 벨기에의 수도 브뤼셀로부터 약 한 시간 거리에 있는 작은 관광도시다. 영화를 보다 보면 브리주에 아마 가고 싶어질 것이다.

영화에서 보이는 브리주는 운치있게 흐르는 운하와 고풍스러운 중세의 고딕건물을 배경으로 한 동화같은 아름다운 도시로 보여지는데, 레이는 시궁창같은 도시라며 투덜거린다. 반면 켄은 어차피 브리주에 왔는데 잠수해야하는 2주동안 느긋하게 관광을 즐기자고 한다.  

그러나 브리주라는 도시 자체가 못마땅한 레이는 육중한 관광객에게 뚱뚱해서 종탑에 못 올라갈 거라고 비아냥거리기도 하고, 암스테르담에 가면 창녀들이 널렸다고 사사건건 불만만을 쏟아낸다.  

이들은 외양에서조차 킬러들로 보이지 않는다. 이 영화의 지향점이다.


급기야 레이는 거리의  영화 촬영장에서 여인 여인 클로이(클레멘스 포시)를 작업해 침실로까지 갔으나, 그녀의 작업남에게 봉변을 당하기도 한다. 켄의 성화로 관광에 나선 레이가 유일하게 관심을 보인 인문학적 재료는 15세기 네덜란드 출신의 화가 히로니무스 보스의 그림 <최후의 심판>이다.

유황불이 이글거리는 지옥, 머리가 새인 옥좌의 왕에게 잡아먹히기를 기다리고 있는 죄인들, 이 초현실적인 그림은 레이의 어린시절을 들추어내고 대주교를 암살하면서 실수로 어린아이를 죽인 일을 떠올리게 만든다.

그리고 보스 해리는 켄에게 전화를 걸어 레이가 원칙을 어겨 어린아이를 죽게 만들었으니, 그를 처치하라고 지시한다. 영화속 킬러들은 주로 전화를 걸어 은밀하게 지시를 한다. 이 영화에는 그들이 왜 대주교를 죽여야 했는지, 어린아이를 죽이지 않는 것을 왜 킬러들이 원칙으로 삼았는지에 대한 설명은 없다(이건 관객의 몫이다)

그런데, 킬러라고 하면 좀 프로패셔널한 가오가 있어야 하는데, 켄과 레이는 브리주에 오면서 총한자루조차 챙겨오지 않았고, 박물관 앞에서 10센트만 깍아달라고 통사정을 하질 않나, 허름한 여행자 숙소에 둘이 함께 묶는 것이, 어째 노숙자 스타일같기도 하다.

켄과 레이는 건으로 먹고 사는 킬러들이 아닌, 입으로 먹고 사는 킬러들 처럼 보인다. 둘이 쏟아내는 무지막지한 양의 대사들은 촘촘한 시나리오와 함께 의미심장한 블랙유머를 자아낸다.

켄과 레이과 처한 상황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이들은 분명 킬러들이지만 어딘가 어리숙해보이고, 귀엽기까지 하다. 이들의 운명은 왜 그렇게 되었을까. 그들에겐 킬러는 하나의 직업이었고, 실수로 어린아이를 죽였을 뿐이라고 말하면 궤변일까.

안개 자욱한 브리주의 어느 겨울 밤, 초현실적인 기운이 흐르는 그 아름다운 거리에서 보스 해리가 나타나는 순간, 영화는 동화같았던 브리주를 갑자기 무서운 현실의 원칙들에 지배당하는 작은 도시로 그린다. 이 영화에서 팔프 파인즈 연기 또한 켄과 레이의 엉뚱함들과 잘 맞아 떨어진다.

동화의 나라 벨기에 브지주도 한 도시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영화는 깨우쳐주려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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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킬러들의 도시 In Bruges, 2008(평점 8.5)
장르 범죄, 스릴러 | 영국, 벨기에 | 102 분 | 2009.03.05 | 18세관람가
감독 마틴 맥도나
배우 콜린 파렐(레이), 브렌단 글리슨(켄), 랄프 파인즈(해리 웨이터스), 클레멘스 포시(클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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