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은 우리 영화사에 존재 그 자체만으로도 특이한 경험일 것 같다. 그의 작품들은 늘 색다른 세계를 탐구해 왔다. ‘평온한 한강과 괴물’의 관계를 다룬 <괴물>(2005),  ‘시골(형사)과 살인사건’을 그린 <살인의 추억>(2003), 그리고 ‘엄마와 살인사건’을 다룬 <마더>(2009)까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세계들에 천착해 왔다.

<마더>는 갑갑한 속을 뚫어주는 침에 관한 영화이다. 영화 속 마더 김혜자는 무엇인가로부터 포박당해 속이 갑갑한 어머니이다. 김혜자는 불법으로 침을 놔주고 조금 모자라는 아들 도준이와 한방에서 잔다.

영화에는 위험한 장면들이 꽤 나온다. 영화는 '섹스'를 주 골격으로하여 관객들을 더욱 갑갑하게 만든다. 마더의 아들 도준은 섹스를 하고 싶어도 못하는 아이고, 아정은 생존을 위해 섹스를 하고, 마을 남자들은 욕정으로 뒤틀려 있다.

김혜자는 진태와 미나의 섹스를 엿보게 되고, 후에 진태가 웃옷을 벗은 채로 위험한 장면을 연출한다. 빅 클로즈업에 갇힌 김혜자의 얼굴은 성적인 억눌림으로 금방이라도 지글거릴 것만 같다.

"마더"에서 김혜자의 연기는 그녀 연기인생의 공력을 모두 쏟아 부었다고 할 만큼 강렬한 흡인력을 뿜어내었다.


관객들은 상상한다. 도준과 마더가 섹스를 했을까. 김혜자는 과연 아들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 보는 것일까. 이 영화에는 도준과 마더의 시선 교환이 거의 없다. 김혜자가 광적인 여자로 보이는 까닭이기도 하다. 면회실에서 대화를 나누는 두 모자를 떠올려 보라.

영화속 김혜자의 행보는 아들을 향한 일방적인 구애의 과정이다. 마더에게 아들이라는 존재는 무엇일까. 다른 사람들의 갑갑한 속을 뚫어주는 침을 놔주지만, 진작 자신에게 침을 놔줄 사람은 없는 사람들일까.

관광 버스안에서 아줌마들과 춤을 추기 전에 김혜자가 허벅지에 스스로 침을 놓는 장면이 클로즈업되는 장면은 이를 부연설명한다. 스스로 침을 놓지만 갑갑한 속이 뚫릴리가 없다.

그래서 관광 버스 안에서 추는 김혜자의 흐느적거리는 춤은 여전히 꽉 막힌 듯이 보인다. 광기로 뒤덮힌 집단적인 춤사위에는 해소되지 않는 욕망의 발악같은 것이 느껴진다.

<마더>는 생각할 꺼리가 많은 불안한 영화이다. 그런데 과연 갑갑한 속을 확 뚫어주는 침이 있을까.

봉준호 감독의 영화들
[영화리뷰/범죄(갱스터) 스릴러] - 한국 스릴러의 고전, 살인의 추억
[영화리뷰/SF & 판타지, 모험] - 역대 흥행순위 1위작품, '괴물'

제목
마더 2009
장르 미스터리, 드라마 | 한국 | 128 분 | 개봉 2009.05.28
등급 18세 관람가
감독 봉준호
배우 김혜자(도준 모), 원빈(윤도준), 진구(진태), 윤제문, 전미선, 송새벽, 이영석(고물상 노인), 문희라(문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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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팔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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