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와 악마>는 사건의 배경이 500여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 바티칸이므로 몇 가지 개념을 미리 알아두고 영화를 보는 것이 좋을 듯 하다. 이 영화의 시작은 물리학자 빅토리아(아예렛 주어)와 동료 실바노가 강력한 에너지원인 반물질 개발에 성공하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반물질은 광속도에 가까운 운동을 하기 때문에 실험실 안에서는 존재가 확인된 바 있으나, 현실 세계에서는 존재하지 어렵지만, 먼 세계에서는 안정된 상태의 반물질이 존재할 가능성이 없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빅뱅으로 탄생한 우주 저 너머에는 반물질이 지배적으로 존재하는 영역인 반우주가 존재할 가능성도 열려 있는 셈이다.
아무튼 반물질 개발에 성공하자 마자 실바노는 끔찍하게 살해당하고, 바티칸에서 새 교황을 선출하는 의식 ‘콘클라베가 진행되기 전 유력 교황 후보 4명이 납치되는 사건으로 영화는 달려간다. 바티칸은 이를 '일루미나티' 소행으로보고 하버드대 종교기호학 교수 로버트 랭던(톰 행크스)을 해결사로 급초빙한다.
일루미나티라는 조직이 역사적으로 실재했는지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이설이 있으나, 실존했었다는게 학계의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1776년 5월 1일 교회법 교수였던 아담 바이스하우프트에 의해 설립된 이 단체는 후에 음로론에 휘말리면서 일루미나티의 단원들은 비밀결사체로 운영되다 1785년 바이에른 정부에 의하여 공식 해체되었다.
이 영화에서는 일루미나티가 크게 부각되지 않으나, 일루미나티 그 자체 만을 가지고 영화로 만들어도 아주 매력적인 소재가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일루미나티에는 비밀과 진보의 이미지들이 많이 녹아 들어 있다.
또한 영화에서 보여지는 교황 선출과정도 매우 흥미롭다. 교황선출은 '콘클라베'라는 의식을 통하여 민주주의 투표방식을 따르고 있다. 원래 콘클라베의 어원은 '열쇠로 잠그다'인데, 이는 3년(1268년~1271년)동안 비테르보에서 추기경들을 비테르보에 유폐하여 선거를 하였던데서 붙혀진 이름이다.
유폐된 기간 동안 추기경들은 감금된 상태에서 빵과 물만 먹고서 3년 동안 투표를 하였다는 대단한 일이다. 투표방식도 최다 득표를 얻은 후보자 두명의 결선투표로 진행되는 점도 재미있다. 교황도 투표를 통해서 뽑는다는 사실을 이 영화를 통하여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대통령도 이런 식으로 뽑으면 어떨까 생각해 보는 것도 엉뚱하지만 쾌감을 주는 일이다. 대신 투표자들은 3년 동안 유폐되어 빵과 물만 먹이고 나면 지혜롭고 현명한 대통령을 찾아 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든다.
바티칸에 급초청된 로버트 랭던(톰 행크스) 교수는 궁무처장 패트릭(이완 맥그리거)의 도움을 받아 일루미나티의 행적을 추적해 들어간다. 이 과정에서 500여년 전의 베르니니의 유명한 조각상 <하박국과 천사>과 <성 테레사의 법열> 등 황홀했던 바티칸 문화를 대리체험하게 해 준다.
물론 이 영화를 보고 난 사람들이 단 몇분 동안 헬리콥터가 수백 혹은 수천 킬로미터를 내처 올라가는 클라이맥스는 좀 심했다라든가, 18세기 후반에 창설된 일루미나티에 어떻게 17세기 인물 갈릴레오가 회원일 수 있느냐, '계몽의 길'이 비밀통로인데 너무 쉽게 찾아지는 황당함들에 너무 치중해서 영화를 보면, 영화보는 재미가 반감될 수도 있으니 적당히 넘어가기로 하자.
단, 톰 행크스는 아무래도 로맨틱 코미디에 잘 어울리지 액션이 조금이라도 가미되면 좀 우스꽝스러워진다는 점은 미리 각오를 하고 영화를 봐야 될 것 같다.
제목 천사와 악마 Angels & Demons, 2009(평점 7.5)
장르 미스터리, 스릴러, 범죄, 액션 | 미국 | 138 분 | 개봉 2009.05.14 | 15세 관람가 감독 론 하워드
배우 톰 행크스(로버트 랭던), 아예렛 주어(비토리아 베트라), 이완 맥그리거(궁무처장, 카를로 벤트레스카), 스텔란 스카스가드(릭히터), 아민 뮬러-스탈(추기경)
장르 미스터리, 스릴러, 범죄, 액션 | 미국 | 138 분 | 개봉 2009.05.14 | 15세 관람가 감독 론 하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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