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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언론들 참 문제가 많습니다. 언론보도는 모름지기 팩트에 기초해서 작성하는 것이 일반상식임에도 불구하고 송강호가 칸에 잔류하였다고 하여 마치 남우주연상 수상을 언질받은 것처럼 보도하는 행태를 보면 실소를 금할 수가 없습니다.

보도 내용을 찬찬히 보면 이렇습니다. 김옥빈을 비롯한 박쥐팀은 15일 공식적인 레드카펫 행사를 마치고 19일 일제히 귀국했는데, 유독 송강호와 박찬욱 감독만 합류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송강호는 이번에 처자식을 데리고 칸에 갔고, 박찬욱 감독도 부인을 동반해 갔는데(사실 이 부분은 공인으로서 좀 오버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언론은 마치 이들이 수상 여부 때문에 귀국하지 않은 것 처럼 침소봉대하고 있습니다.

공식행사에 처자식을 대동해 휴가를 즐기는, 소위 공인이라고 하는  스타와 감독도 문제지만, 이를 수상과 짝짓기하는 언론의 태도는 심히 유감스럽니다. 그러고 보면, 아직까지 한국의 상황은 스타나 언론이나 후진적인 행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사실 <박쥐>같은 작품이 칸에서 수상을 한다면, 칸 또한 별볼일 없는 제3세계 영화제로 전락하고 마는 단초로 받아들여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앞으로 칸은 그저 인지도를 조금 내세우고 예술영화라는 탈을 쓴 별볼일 없는 아류작들을 양산하는 꼴이 되고 말 것입니다.

영화 박쥐의 한 장면. 우리 영화사에서 배우 송강호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만, 그로 인하여 우리 영화계가 얼마나 B급 정서의 코믹영화로 전락하고 말았는지 냉철하게 생각해 볼 때가 되었다.


주연배우가 성기노출을 했다고 해서 남우주연상을 준다면, 수 많은 성기 노출 배우들의 원성을 사고 말 것은 자명한 일이 아니겠습니까. 아무리 생각해도 <박쥐>에서 송강호성기노출은 속이 빤이 들여다 보이는 해프닝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 또한 한국에서만 통할 수 있는 노출의 문화가 아닌가 합니다. 아름다운 섹스신도 아니고, 겁탈하려다가 지 존재 또한 별볼일 없는 한 인간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노출을 하였다고 하는데, 참 말문이 막힙니다. 노출안해도 충분히 그런 정서들을 관객들은 이미 느끼고 있는데, 주연배우와 감독만이 꼭 노출해야만 무식한 관객들이 알거라고 생각한 것을 보면, 관객들을 우롱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점에서 영화 <박쥐>를 뜯어보면 3류 B급 영화에 지나지 않습니다. B급영화들은 조잡하게 중구부언하고 필요도 없는 부분에서 강조하고, 들을 생각도 없는데 끝까지 강조하고, 역겨움이 밀려와도 끝까지 가는 것이 바로 B급 영화들이 지닌 특징이 아닌가 합니다. 돈들이지 않고 이슈를 만들어내는 좋은 방편이긴 합니다만....

<박쥐>에 대해서 평가하는 것 자체가 시간 낭비이지만, 신부가 뱀파이어가 되었다는 설정 자체가 웃기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거기다 한술 더 떠, 어설픈 프로이트이나 라캉식의 정신분석을 갖다대서 해석하는 친구들을 보면 할 말이 없어 집니다.

블로거들이야 <박쥐>에 대하여 맹목적인 찬사를 갖다 바친다손 치더라도 그래도 공적인 언론들은 최소한 양심을 지켜야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만약 송강호가 수상하지 못한다면(하기야 전도연이도 수상했는데, 송강호라고 수상하지 말라는 법은 없는 것 같습니다만), 국내언론들은 "송강호, 혹시 수상할지 몰라서 칸에서 와이프랑 노심초사 배회하고 있었다" 이렇게 보도할 지 자못 궁금해집니다. 차마 그렇게는 보도를 못하겠지요. 여태껏 <박쥐>가 마케팅에 쏟아부은 비용을 감안해 보면 그런 일이 일어날수가 없겠지요. 어떻게 뛰운 영환데...

아무튼, 아무리 <박쥐>의 마케팅 전략에 국내 언론이 부응한다고 손 치더라도, 너무나도 빤하게 띄우는 게 영 게운치가 않습니다.

그 옛날 독재시대에 독재자가 없으면 나라가 망할 것처럼 말한 것과도 같이, 작금의 우리 영화계는 소위 잘나가는 스타와 감독이 없었다면 훨씬 영화다운 영화가 많이 만들어졌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이제 그들의 시대는 서서히 지나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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