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무한한 동경과 꿈들이 J.J. 에이브람스의 <스타 트렉: 더 비기닝>을 통해 화려하게 부활했다. 우주! 인간의 상상력이 무중력 공간에 머물며 만들어낼 수 있는 최고의 매혹적인 이야기가 이 영화를 통하여 완벽하게 미래 추억을 불러냈다.

추억은 과거사를 일컫는데, 미래 추억이라니, 어불성설이다. 그러나 J.J. 에이브람스의 <스타 트렉: 더 비기닝>을 보고 나면 미래 추억이라는 합성어도 성립할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어린 시절 <스타 트렉> 시리즈를 즐겨보지 않은 관객들도 인간이 꿈꾸어 왔던 오랜 미래의 일들이 추억이 되어 스크린을 수놓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이 영화의 오프닝시퀀스는 압도적이다. 비극의 원흉인 로뮬란 제국의 악당 네로가 주인공들의 선조들을 파멸시키는 삼키는 장면이다. 세상에 네로가 에릭 바나라니! <천일의 스캔들>의 핸리 8세가 악당으로 변신하다니! 그를 알아볼 수 있는 단서는 음흉한 눈빛뿐이었다. 광활한 우주공관에서 네로의 화력좋은 공격으로 주인공들의 선조가 사라지는 장면은 SF영화사에 명장면으로 기록될 만하다.

로뮬란 제국의 악당 네로, 에락 바나가 열연했다


어마어마한 시리즈물 <스타 트렉>의 맨 앞으로 돌아가 이야기를 시작한 이 영화는 주인공인 커크의 탄생비밀로 문을 열었다.  미래의 주인공 제임스 커크(크리스 파인)의 탄생과 함께 아버지의 죽음, 후세대를 위한 아버지의 장렬한 전사와 출산하는 어머니의 교차장면들은 인류의 영원한 숙명을 비극적인 아름다움으로 승화시킨다. 절로 탄성이 새어나오는 활홀한 영상을 보고 나서야 스크린에는 영화의 원제인 "Star Trek"이 새겨진다.

<스타트렉>은 진 로덴베리가 창조한 <스타트렉>(1966년 NBC 방영)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이 오리지널 <스타트랙>은 이후 TV 시리즈  <스타트렉: 넥스트 제너레이션>(1987∼94) 등 5편, 극장판 10편, 수많은 소설들로 진화해 나갔다. 스타트렉은 SF계의 전설이 된 것이다.

<스타트렉>은 미국 대중문화 역사상 가장 인기있는 아이콘이 되었고, 트레키(Trekkie: 열광적인 <스타트렉> 팬들을 일컫는 고유명사)는 골수들로 넘쳐난다. 미국의 첫 번째 시험용 우주왕복선의 이름은 ‘엔터프라이즈’였고, 오바마가 악수 대신 셋째와 넷째 손가락 사이를 벌리는 발칸 인사를 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으니 짐작할 만하다.

그러나 정작 이 영화를 만든 J. J. 에이브럼스는 <스타워즈>의 팬임을 공언하고 다녀 많은 크레키들이 그의 연출을 반대했다고 한다. J. J. 에이브럼스는 골수 트레키들을 위한 영화가 아닌. <스타트렉>의 유구하고 복잡한 역사를 잘 모르는 일반 관객이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는 블록버스터를 만들고 싶었다고 한다. 이 영화를 본 트레키들도 아마 만족할 것이라고 본다.

눈부신 위용을 자랑하는 엔터프라이즈호

위에서 바라다 본 엔터프라이즈호


커크의 탄생설화로 시작한 이 영화는 눈부신 위용을 자랑하는 엔터프라이즈호가 광활한 우주공간을 유영하면서 현재와 과거, 미래를 뒤섞는다. 그 현재와 미래, 그리고 과거에는 인류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종족들이 나온다. 과연 우리의 미래가 그렇게 될 수 있을까? 영화는 낙관적으로 우주를 열어간다.

스팍(잭커리 퀸토)은 발칸족 아버지와 지구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이다. 그는 정체성 혼란을 겪다 커크를 도와 네로 일당을 무찌르게 된다. 이 영화에서는 현재의 스팍과 미래의 스팍이 조우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관객들이 가장 혼란스러워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러한 관점은 영화 <데자뷰>에서도 가능성을 비추기도 했지만, 현재와 나와 미래의 내가 조우하게 된다면 그 얼마나 짜릿한 일일까를 상상하는 것으로 만족하자! 팔러스적인 시각에서는 여러 시간축의 우주가 만난다면 여러 모습의 자아가 대면하는 일이 전혀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순수 한국혈통 배우 존 조(John Cho(본명 조요한)가 1등항해사, Lt. 히카루 술루 역을 맡아 아찔한 팬싱 실력을 보여준다. 이 영화가 가장 공들인 액션씬에서 존 조는 인상적인 연기를 펼쳐보였다. "엔터프라이즈호"에는 귀여운 십대, 러시아 연방의 안톤 옐친이 방송사 역을 맡아 서툰 영어발음으로 웃음을 자아내게 만들기도 하는데, 다종족들이 조화를 이루며 공존한다.

그리고 스팍의 어머니는 위노나 라이더가 맡아 외계인과 결혼하여 외계인을 낳은 지구종족 여성의 신비한 캐릭터를 실감나게 연기했다. 이처럼 <스타 트렉>은 화려한 비주얼 뿐만 아니라 여러 우주가 겹치는 시공에서 펼쳐지는 매력적인 우주관을 펼쳐 보인다. SF를 좋아하는 관객들이라면 놓칠 수 없는 영화다. 

제목
스타 트렉: 더 비기닝 Star Trek, 2009(평점 9.5)
장르 SF | 미국 | 126 분 | 개봉 2009.05.07 | 12세 관람가
감독 J.J. 에이브람스
배우 크리스 파인(제임스 커크 함장), 잭커리 퀸토(스팍), 에릭 바나(복수심의 파괴자, 네로), 사이몬 페그(스코티), 위노나 라이더(아만다 그레이슨), 칼 어번(닥터 레나드 본즈 맥코이), 존 조(John Cho(본명 조요한) 1등항해사, Lt. 히카루 술루), 조 샐다나(통신장교, Lt. 뇨타 우후라), 브루스 그린우드(크리스토퍼 파이크), 벤 크로스(사렉), 안톤 옐친(귀여운 십대 항해사, 파벨 체코브), 레너드 니모이(늙은 스팍 역), 그렉 엘리스(수석 엔지니어, 올슨), 크리스 헴스워스(조지 커크), 타일러 페리(스타플릿 아카데미 학장 역), 제니퍼 모리슨(위노나 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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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팔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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