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 스캔들>은 등장인물들의 풍성함이나 시나리오의 탄탄함, 소재의 참신함에서 <타짜>(2006) 이후 한국 최고의 영화라는 느낌을 받았다. 어쩌면 엄정화는 <타짜>의 김혜수의 연기를 넘어서고 있었고, 김래원은 조승우의 캐릭터와 비견될 수도 있었다.

신예 박희곤 감독의 데뷔작 <인사동 스캔들>은 그 어느 영화보다도 빠르고 경쾌한 편집 스타일이 돋보이는 영화다. 올해는 신인감독의 해라도 과언이 아닐 듯 하다. 그들이 쏟아 낸 데뷔작들은 참신한 소재와 내러티브로 주목을 끌고 있다.

<작전>(2009)의 이호재 감독, <마린보이>(2009)의 윤종석 감독, <그림자 살인>(2009)의 박대민 감독, <우리집에 왜 왔니>(2009)의 황수아 감독, 그리고 <인사동 스캔들>(2009)의 박희곤 감독이 그들이다. 이들 영화의 공통점은 독특한 소재를 신예의 패기로 작품성을 높혔다는 데에 있다.

이들 중 단연 돋보이는 신예 감독으로  <인사동 스캔들>의 박희곤 감독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미술계를 배경으로한 이 스릴러물은 고가 미술품 '복원'을 중심으로 하여 치밀한 사건조합과 개성넘치는 등장인물들의 스피디한 스토리 전개로 영화가 끝날 때까지 잠시라도 경계를 늦출 수 없게 만들었다.

이 영화에는 "벽안도"라는 가상의 그림이 등장한다. 안견이 그린 벽안도는 “안평대군이 왕위에 오르기를 바랐다는 마음을 담은 탓에 세상의 빛을 보지 못했다”는 설정은 관객들에게 역사적 개연성을 높이며 내러티브 전개에 흠뻑 빠져들게 만든다. 여기에 인사동 뒷골목의 복제와 밀매에 관한 생생한 묘사가 덧칠되면서 관객들은 사건의 중심으로 빠져든다.

엄정화가 연기한 배태진은 국내 최대 갤러리 비문을 운영하면서 이 "벽안도"를 교토에서 손에 넣어 복원을 시도한다. 그리고 복원의 세계에서 신의 손이라 불리는 이강준(김래원)이 복원작업을 맡으면서 사건은 탄력을 받으며 경쾌하게 달리기 시작한다.


이 영화에서 엄정화는 놀라운 연기변신에 성공한 듯이 보인다. 그녀의 가냘픈 허리라인은 배태진의 캐릭터을 아슬아슬하게 만들었고, 그로데스크한 이미지 변신은 배태진의 팜프파탈적인 관능을 뿜어냈다. 파티때 그녀가 입은 아슬아슬한 가슴라인이 보이는 의상은 배태진이라는 캐릭터를 잘 설명해 준다.

정관계를 휘어잡은 로비로 언젠가 우리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바로 그 여인을 떠올리게 하는 장면이다. 그런 점에서 이 영화가 15세 관람가인 것은 다소 아쉽다. <타짜>만큼 흥행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이 영화가 발목이 잡힌다면 아마 그런 부분이 될 것이다.

<인사동 스캔들>은 주연 배우들 못지않게 명품급 조연들의 개성연기가 한껏 돋보이는 작품이다. ‘이미테이션의 세계에도 레베루가 있다’라는 신조로 미술품 복제 위작공장을 운영하는 호진사 사장 역의 고창석은 말할 것도 없고, '벽안도는 원래 자기 것이었다.'라고 구라치는 권 마담 역의 임하룡의 연기도 눈여겨 볼 만하다.

이강준을 돕는 상복 역의 마동석과 수정 역을 맡은 아나운서 출신 최송현은 영화 첫 데뷔작임에도 불구하고 제 몫을 충분히 해냈다. 이강준과 맞서는 강형사 역의 김병옥, 여형사 최하경 역의 홍수현도 매력적인 연기를 선보이며 스릴러물의 탄탄함을 더했다.

붓이 칼이 되고, 혀가 칼이 되고, 돈이 칼이 된다는 인사동 뒷골목에서 피워 올린 한편의 짜릿한 스릴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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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인사동 스캔들, 2009(평점 9.0)
장르 스릴러, 액션, | 한국 | 109 분 | 개봉 2009.04.29 | 15세 관람가
감독 박희곤
배우 김래원(복원 전문가, 이강준), 엄정화(미술계 거물, 배태진), 임하룡(안료전문가, 권 마담), 홍수현(여형사, 최하경), 김정태(배태진 오른팔, 장석진), 김병옥(강형사), 마동석(상복), 오정세(근복), 최송현(공수정), 송지은 (갤러리 대표, 윤 원장), 고창석(호진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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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팔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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