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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라 감독의 <7급 공무원>은 한국영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미스터 & 미세스 스미스>(2005)을 떠올리게 하는 <7급 공무원>은 첩보영화와 로맨스를 코믹하게 뒤썩었다.

객석에서는 영화가 끝날 때까지 웃음소리가 그치지 않았고, 영화보는 잔재미가 넘쳐났다. <영화는 영화다>(2008)에서 수타 역을 맡았던 강지환이 초짜 국가정보원 첩보원 이재준 역을 맡아 사랑과 일 사이에서 좌충우돌하는 코믹연기를 잘 소화했다.

3년전에 재준이 유학을 떠나게 만들었던 장본인, 재준의 애인 안수지 역은 김하늘이 맡아 어눌하고 능청스러운 연기의 내공을 다시한번 펼쳐 보인다. 웨딩 드레스를 입고 제트스키로 스파이를 쫒는 장면은 그 자체로 코믹했고, 말을 타고 추격전을 벌이는 김하늘의 액션 연기도 나름 괜찮았다.

거짓말을 밥 먹듯 하는 김하늘과 헤어지기로 한 강지환은 유학길에 올라 3년뒤 국가정보원 해외파트 요원으로 등장하는 것으로 이야기를 풀어간 이 영화는 제법 시나리오가 촘촘하고 내러티브 전개도 박진감이 넘친다. 강지환이 추적중인  러시아 무기 밀매상은 김하늘이 쫒고 있는 국내 연구원과 접촉하고 있다는 설정부터 폭소를 자아낸다.


물론 국가정보원은 당연히 국내파트와 해외파트가 공조하여 합동 작전을 펼치겠지만, <7급 공무원>은 어디까지나 코믹영화인점을 잊지 말자. 이 영화가 시종일관 웃음을 잃지 않게 하는 뼈대는 3년전 애인이었던 김하늘과 강지환이 서로를 적으로 오인하고 있는 상황과, 3년전의 사랑이 완전히 끝나지 않고 되살아 날 수도 있는 가능성이 충돌하고 결합하는 과정이 긴장감 있게 되풀이된다는데 있다.

김하늘과 강지환이 드디어 옛사랑을 다시 확인하고 결합하려는 순간 상부로부터 출동명령이 떨어져 이들을 갈라놓곤 하는 설정들이 되풀이되며, 일과 사랑사이에서의 갈등은 김하늘의 푸념으로 다시한번 폭소를 자아내게 한다.  “넌, 급한 게 중요하니? 중요한 게 급하니?”

그렇다고 해서 이 영화가 김하늘과 강지환의 연애에만 초점을 맞춘 것은 아니다. 첩보물로서도 손색없게 신선한 추격신들로 묘한 재미를 준다. 수원성에서 김하늘이 말을 타고 쏘냐 빅또리아를 추격하는 장면은 도심내 수원성을 보여줌으로써 현재와 과거의 공존을 보여주고, 동양과 서양의 묘한 대비를 불러일으킨다.

김하늘이 하얀 웨딩드레스를 입고 제트스키로 추격전을 벌이는 설정도 마찬가지로 흥미로운 시도다. 이 영화는 출연 배우들의 연기 스펙트럼을 넓혀주었고(김하늘도 액션 연기를 할 수 있다!), 우리 영화사에서도 하나의 신선한 장르를 추가한 것으로 보인다.

제목
7급 공무원, 2009(평점 8.0)
장르 액션, 코미디 | 한국 | 112 분 | 개봉 2009.04.22 | 12세 관람가
감독 신태라
배우 김하늘(안수지), 강지환(이재준), 류승룡(원석), 장영남(홍 팀장), 강신일(노 박사), 바딤 도마첸코(빅또르), 엘리자베스 수진 포드(쏘냐 빅또리아), 코디 헌터(미카엘), 장남열(조 부장), 김정석(오 실장), 유승목(장 순경), 김형종(상봉), 김형범(세균), 박성민(삼성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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