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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크루즈제81회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면서 유명해진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2008)라는 영화를 보면서, 일흔이 넘은 우디 앨런이 어떻게 저렇게 젊은 여자애들의 심성을 꿰뚫어 볼 수 있는지 신기했다.

1970년대 할리우드 코미디 영화계의 빛나던 샛별이던 우디 알렌(74)은 우리에겐 미아 패로가 입양한 한국계 출신의 영화배우 순이 프레빈(39)과 35살이라는 나이차를 극복하고 1997년 이탈리아에서 비밀결혼을 하면서 유명세를 치렀었다.

1992년 지휘자 앙드레 프레빈과 동거하고 있었던 미아 패로와 연인관계에 있었던 우디 앨런은 순이를 보고 반해 버렸다. 순이의 나체 사진을 숨겨두었다가 발각되기도 했던 알렌은 우여곡절 끝에 순이와 결혼까지 하고, 1999년 첫 딸 베쳇을, 2000년 둘째딸 맨지 티오를 입양했다.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는 감독 자신이 당시 22살이던 순이와 패로 사이를 오가며 양다리 걸치며 사랑했던 경험을 바르셀로나의 풍광에 로맨틱하게 채색하지 않았을까하는 상상을 해 본다. 알렌은 여심에 관한한 대가라 자부할지 모르겠지만, 정작 미아 패로는 알렌과 헤어지면서 악담을 퍼부었다. "내가 그와 만난 그 날이 후회스럽고, 다시는 그를 만나게 되지 않기를 바란다."

자기 자신만의 스타일의 예술영화를 만들어 온 우디 알렌은 촬영장에서 아주 엄격하고 까다롭게 연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반복 촬영 없이 하나의 숏으로 전체 신을 촬영하기를 원하는 그의 영화는 군더더기 없이 단순하고 명료하다. 그의 코미디는 이러한 절제와 균형을 통하여 힘을 발휘한다.

우디 앨런(본명 : 알렌 스튜어트 코닉스버)은 1935년 12월 1일 뉴욕 브루클린의 빈민가에서 태어났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인 1950년부터 짧은 글을 써서 얼 윌슨이나 여러 신문사에 투고하기 시작한 걸로 봐서 각본가로서의 재능은 타고났던 것으로 보인다.

카바레 스탠드업 코미디언에게 대본을 써주면서 명성을 얻기 시작한 그는 세상에서 제일 멍청한 강도를 주인공으로 한 코미디 <돈을 갖고 튀어라>(1969)로 영화감독으로서 정식데뷔했다. 이 영화에서 알렌은 주연과 각본, 감독을 맡으며 일약 스타덤에 올라섰다.

알렌의 코미디 영화는 정치와 매스컴에 대한 풍자극 <바나나 공화국>(1971), <섹스에 대해서 알고 싶어 하는 모든 것>(1972), 터무니없고 초현실적인 개그가 돋보이는 <잠꾸러기 Sleeper>(1973) 등을 거쳐 <애니홀>(1977)로 정점에 다다랐다.

2005년 칸 영화제에서 아내 순이 프레빈과 함께 레드카펫을 밟은 우디 앨런


제50회 아카데미에서 작품, 각본, 감독상 수상을 수상한 <애니홀>은 잉마르 베르히만, 페데리코 펠리니, 장 르누아르 등 유럽의 거장들이 시도했던 영화언어를 코미디에 접목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앨렌의 거장들에 대한 찬양은, 잉마르의 슬픔이 짙게 베어난 상류층의 비관주의를 다룬 <인테리어>(1978), 뉴욕에 대한 자전적 송시 <맨하탄>(1979), 펠리니의 <8과 1/2>을 떠올리게 하는 영화 만들기에 대한 영화,<스타더스트 메모리>(1980), 베리만의 <산딸기>(1957)를 패러디한 <또 다른 여인>(1988)로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그가 언제까지나 거장들의 연못에 머물러 있었던 것은 아니다. 유대인 자의식이 강했던 알렌은 가상인물인 유대인 젤리그에 관한 가짜 다큐멘터리와 뉴스릴 필름을 뒤섞어 포스트모더니즘의 효시로 평가받는 <젤리그>(1983)를 발표하고, 성과 도덕의 강박관념에 사로잡힌 세자녀의 일상을 묘사한 <한나와 그 자매들>(1986)로 제59회 아카데미 각본상 수상을 수상한다.

이후로도 알렌의 실험은 계속되어, 독일 표현주의영화의 1930년대 할리우드 고전공포영화를 믹스한 <그림자와 안개>(1992), 철저하게 핸드헬드 카메라로 찍은 <부부일기>(1992), 고대 그리스 비극을 본뜬 뮤지컬 <마이티 아프로디테>(1995), 뉴욕커의 흥겨운 뮤지컬 <에브리원 세즈 아이 러브 유>(1996), 뉴요커의 성에 관한 강박관념을 그린 <해리 파괴하기>(1997), 1930년대 재즈 키타리스트 에밋 레이에 관한 전기영화 <스윗 앤 로다운>(1999), 자신이 저지른 범행을 스스로 조사해야하는 <제이드 스콜피온의 저주>(2001) 등 다양한 장르를 오갔다.

알렌이 각본과 감독을 맡은 최근작 <매치포인트>(2005)는 예술영화 뿐만이 아니라 스칼렛 요한슨을 앞세워 흥행영화도 잘 만든다는 것을 보여 주려던 작품이었는데, 어찌된 셈인지 이 영화는 유감스럽게도 보면서 그만 졸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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